ROSE MAGAZINE

아는 만큼 들린다! 로즈와 함께하는 오디오 이야기

RS301오디오평론가 | 오승영 |

2018-05-09 11:21
조회수 936

HiFi Rose RS310 

 

‘라이프스타일’이라는 말이 거의 만연 수준에 달하고 있음을 느낀다. 요란스러운 지경까지는 아니지만, 이 말을 이토록 자주 그리고 폭넓게 사용했던 유례는 없어 보인다. 물론 필자를 포함한 오디오파일 그룹은 그 뒤에 ‘오디오’라는 단어를 거의 확장자처럼 붙여 사용하고 있다. 간헐적이긴 했었지만, 이미 국내산 제품들은 하이파이 산업과 연관이 있을 수록 꽤 오래전부터 라이프스타일 오디오 부문 블루오션을 제시하는 경우가 목격되곤 했다. 그리고 근래 2~3년 동안은 이전의 그 어느 시점보다 진지하게 이 사업을 준비해왔을 다양한 브랜드와 제조사들이 생겨나 있어 보인다. 


이런 조류가 단지 오디오 산업의 트렌드에 의해서 인위적으로 창안되기는 어렵기도 하지만, 설령 그렇게 하기로 했다고 해도 매우 많은 비용이 요구되기 때문에, 현재의 상황을 좀더 근거리에서 관찰해서 정의내리자면 ‘라이프스타일의 회귀에 따른 새로운 오디오 트렌드’라고 해야 할 것이다. 그러니까 하루가 다르게 진화중인 현재의 생활문화를 파악하고 부응했으며 내용물은 획기적으로 진보해 있으나 외형만은 크게 한 바퀴 사이클을 돌아서 한 세대 전의 제 자리로 자연스럽게 돌아와 있는 상황이 현재의 라이프스타일 오디오를 이해하는 데 참고가 될 것이다.



Overview RS301

하이파이로즈(HiFI Rose)의 RS301은 방향성이 분명한 국내산 라이프스타일 오디오의 전형이라는 점에서 우선 눈에 뜨인다. 더욱이 대기업 주도의 전방위 프로모션의 쏟아지는 느낌도 적고, 반대로 소규모 제작사가 의지일변도의 왜소한 운행의 고집이 불안해 보이지도 않는, 견실한 중견기업이 결정하고 주도하고 있는 신사업이라는 점에서 그렇다.


앞서 언급했듯이 이 제품의 컨셉이랄까 스타일은, 꼭 그렇게 만들어 질 수 밖에 없었던 근래 하이파이 기기의 전형을 따르고 있다. 혹시 뭐 하나라도 빠뜨릴 새라, 음악을 듣기 위해 필요한, 음악을 듣는 다양한 그룹을 샅샅이 뒤집어 본 듯한 다양한 인터페이스를 수록했다. 전면은 중앙의 6인치 디스플레이가 터치식으로 콘트롤되며, 물리적 입출력 포트는 모두 뒷면에 배치시키고 있다. 3.5밀리 아날로그 입출력 포트로 헤드폰과 외부입력을 연결할 수 있고 나머지는 모두 디지털 입력단자들인데, 마이크로SD, USB-A는 물론 디지털 케이블을 통해 B 까지 지원한다. 핸드폰을 직결하도록 하기 위한 것으로 보이는 OTG입력과 LAN 단자가 그 옆으로 수평배열되어 있다. 그 옆, 맨 오른 쪽은 DC 입력 포트이다.



상단을 수직으로 내려다보면 두 가지 사이즈의 원이 눈에 들어오는데, 중앙이 조그셔틀형 볼륨 컨트롤이고, 오른쪽 끝의 작은 원은 파워스위치이다. 파워스위치는 누르는 시간(1초 또는 3초)에 따라 완전 오프와 대기모드 두 가지로 전환된다. 전면은 매우 심플하다. 전원을 올리기 전까지는 더욱 그렇다. 하지만 전원이 들어오면 이 패널은 조작성이나 디스플레이 자체의 품질 모두 뛰어나서 자꾸 만져보게 되었다. 한참을 조작한 후에 굳이 리모콘이 필요없는 제품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보호 비닐을 붙인 채로 터치해봤는데 아무런 감도의 문제는 없었다. 터치 패널의 반응속도도 빨랐지만, 무엇보다 결코 크지 않은 아이콘들의 해상도와 발색은 상당히 뛰어나서 사용자에게 어필할 것으로 보인다. 리뷰의 말미에 소개하겠지만, 참고로 모회사인 씨아이테크는 우리가 CGV나 롯데리아 등에서 보는 무인주문 발권기를 제조 및 공급하는 회사임을 감안해보면 이 패널의 품질은 쉽게 이해될 것이다.


라디오와 입력단에 제공된 경로로의 파일 플레이, 무선 네트워크 소스 및 동영상까지 재생한다. 참고로 본 제품에서 구현가능한 무선 인터페이스로는 블루투스, 와이파이, DLNA, 애플 에어플레이, 그리고 NAS와 같은 사용자의 컴퓨터 네트워크에 대응할 수 있다. 또한 쌍방향 블루투스 적용으로 멀티룸 재생이 가능하게 한 점도 적극적인 모습이다.


특히 유튜브를 프로그래밍한 자사전용 프로그램인 ‘로즈튜브’(이름이 재밌다)는 광고없이 유튜브를 재생할 수도, 플레이 리스트를 사용자가 편집할 수도 있는 커스터마이징 기능을 구현시켜 놓아서 좋았다. 유튜브사용자, 애호가를 잘 이해하고 있어 보였다. 동영상이나 음악정보가 필요없을 때에는 아날로그 시계 디자인을 띄워놓을 수 있고, 알람 기능을 활용할 수 있다. 


▲ RS301의 초기화면



패널에 있는 멀티미디어 중에 한 가지 눈에 띄는 소스로서 그루버스에서 제공하는 무손실 비압축 파일인 MQS를 전용앱으로 플레이할 수 있게 한 ‘그루버스’ 플레이가 있다. 동일 파일 중에서는 필자가 알고 있는 최고 해상도의 파일인데, 얼핏 이 제품의 등급과 이질감이 있는 게 아닐까 싶을 정도로 이례적인 고해상도 재생 환경이다. 확인해보니 30일간의 무료 감상 서비스 쿠폰이 제품 패키지에 포함되어 있다. 


좌우측면을 주변부 베젤 부분 없이 풀커버하고 있는 금속가공 그릴(2,047개의 홀을 펀칭)은 어쩌면 무모할 만큼의 시도였다고 보일 정도로 롱테이크적 제조마인드를 투철하게 반영시킨 듯 하다. 아마 이 디자인을 두고 개발시에 매일 매일 결론이 다른 수많은 협의의 날들이 있지 않았을까 짐작해 본다. 최근에 국내외를 막론하고 이렇게 그릴을 통으로 금속가공해서 적용시킨 경우를 딱 두 기종 본 적 있다. 높은 불량률로 인해 보통은 그렇게까지 모험을 하지 않기 때문인데, 여하한의 노력으로 극복되어 있다. 이 그릴의 뒷면은 물론 스피커 룸이다.  


제품의 내부를 들여다보면 스피커는 놀랍게도 3웨이의 풀 대역분할 구성되어 있다. 또한 D클래스 증폭 모듈로 각 대역 유닛을 서로 다른 출력으로 개별 드라이브한다. 바디설계에는 많은 노력이 엿보였다. 파워핸들링이 큰 곡을 재생해도 둔탁하거나 왜소해지지 않게 동작하면서 바디 자체의 울림이 크지 않다. 소재를 그렇게 선택한 이유도 있겠지만 각 면을 접합시킨 방식에도 많은 시간을 들였을 것으로 짐작되었다.



하단의 스파이크는 스페어까지 제공되어 있으나 제품의 본체에 비해 다소 아쉬운 마감을 하고 있으며 미끄러운 곡면을 직접 돌려서는 탈착이 쉽지 않다. 대신 뒤쪽을 낮출 수 있도록 연성플라스틱재질의 콘을 추가로 제공한 것은 마음에 들었다. 가능하면 전면 상단을 살짝 높여서 시청한 쪽이 결과가 좋았기 때문이다.


RS301에는 세 가지 칼라 옵션이 있으나, 필자가 본 몇 가지 샘플은 모두 실버톤이고 아마 제조사에서 처음부터 마음먹은 본 제품의 디폴트 칼라라고 생각된다. 한 손으로 쥘 수 있는 컴팩트 사이즈의 제품은 동시에 상당히 가볍기도 하다. 재질까지 감안해 볼 때, 이 소재는 필자가 아는 한도에서 알루미늄 합금이다. 두드려보면 이 사이즈에서도 상당히 견고하고 알찬 느낌이 든다. 참고로 본 제품은 IF, 레드닷 등의 유럽 디자인 상에 빛나는 제품이다. 심플하지만 일반인들의 눈에 아직은 보이지 않는 현재의 문화 트렌드와 제조적 품질이 반영되어 있다고 생각된다.


 


사운드


시청에 앞서 눈에 들어온 내용 중에 본 제품의 DAC에 ESS사의 ES9018칩을 사용한 사실은 음악적 품질로서는 가장 돋보이는 스펙이 아닐까 싶었다. 사운드가 궁금해지게 하는 주요한 단서였기 때문이다. 아마 앞서 본 그루버스의 MQS 파일 재생과 더불어 본 제품의 의지가 강력하게 엿보이는 부분이라 여겨진다. 필자는 이 제품의 테스트를 위해 입력쪽에서는 맥북을 통한 애플 에어플레이와 핸드폰을 통한 블루투스, 저장매체를 통한 파일재생, TV로부터의 아날로그 입력 등을 사용했고, 출력으로는 자체 스피커와 더불어 두 기종의 헤드폰을 사용해서 약 2주간 시청을 했다.


본 제품을 시청하기 위해 처음 며칠간은 그냥 TV로부터 입력을 받아 적당히 큰 음량으로 번인을 시켰다. 그 사이에 본 제품의 대역이 생각보다 넓다는 점은 새로운 발견이었다. 또한 고강성바디로 제작해서 생기는 장점들은 확실히 음악재생시에 효력을 발휘했다.


본 제품은 대역특성 측면에서 다소 개성이 있는데, 일반 음악애호가들을 감안한 튜닝이었는지 모르겠지만 상하 끝단 대역의 특성은 제품의 사이즈를 넘어서는 기특함도 종종 발견되곤 하는 한편으로, 중간 대역 구간에서의 이음매는 다소 소극적 혹은 왜소해 보인다. 이러한 선택이 상위 대역의 마스킹을 의식해서 중역대를 다소 물러서게 함으로써 고역을 트이게 들리게 하는 효과가 있음을 알고 있는데, 제조사의 의도였는지는 잘 모르겠다. 좀 더 시간을 두고 관찰해 보았을 때, 하이파이 스피커에 익숙한 오디오파일들은 다소 어색해 할 수도 있는 대역편성으로 보이지만, 보편적인 음악애호가들과 심각하게 음악을 듣지 않는 경우라면 의식되지 않을 거라는 생각도 들었다. 캐주얼한 시청에서는 오히려 선명한 고역이 부각되는 효과가 있을 거라고 생각되었다.



베이스 파워핸들링은 이 사이즈의 바디에서 들을 수 있는 최대한을 들려주고 있어 보인다. 찰리 헤이든과 팻 메스니가 연주하는 ‘Waltz For Ruth’는 첫 스트록부터 다이나믹하고 파워풀하다는 표현까지도 가능해 보인다. 양감이 많은 편도 아니지만 부스팅은 느껴지지 않아서 딱 바디사이즈 정도의 리플렉스 반경을 동작하고 있다고 생각되었다. 주로 팻 메스니의 기타가 운행하는 상위 대역은 훌륭했다. 자극없이 깔끔하고 단정해서 선명하고 트인 전망을 보여준다. 다만, 이 경우에도 어딘가 중간 대역이 좀더 부풀고 채워진 밀도감을 느낄 수 있다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파블로 베즈노시우크가 연주하는 바하의 무반주 소나타 1번과 같이 주로 상위대역이 연주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곡에서는 그다지 중단 대역의 부족을 의식한다거나 어색한 경우가 없었다. 맑고 밝으며 단정한 가운데 하모닉스가 정교하게 번져오다가 촘촘히 사라졌다. 연주자와 바이올린의 움직임이 전후간 홀로그래픽한 무대를 잘 띄워준다. 제품에 가까이 다가가서 중앙에 정위하고 시청할 만한 가치가 있는 곡이었다. 상단 대역이 거칠지 않게 광채를 순간 잘 선사해서 정신이 번쩍 들게 하기도 하지만, 이 곡에서 들리는 고급스러운 울림을 잘 들려주었다는 점에서 좋은 기분이 되었다. 



과도할 수도 있겠지만, 생상의 교향곡 3번 ‘오르간’ 2악장을 시청해 보면, 전적으로 흥미차원만은 아님을 알 수 있다. 물론 오르간의 초저역은 존재감이 크지 않다. 다만, 도입부의 현악합주를 서포트하는 오르간과의 조합이 어색하지 않은 대역 밸런스를 구성해서 나름의 조화를 들려주다는 점에 주목했다. 낮은 대역의 끝을 보여주는 연주이기도 하거니와 넓게 분포된 클래식 곡에서는 염려했던 만큼의 왜소한 중역이 부각되지는 않았다. 오히려 이 제품의 베이스 재현력을 두고 기특하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 위 유튜브영상은 리뷰의 이해를 돕기 위한 참고영상이며 실제 리뷰어가 사용한 음원과는 차이가 있습니다.


본 제품을 헤드폰단자로 출력해서 시청해 보면 새로운 분위기가 된다. 일단 맥북으로의 시청품질을 쉽게 따돌리며 유연하고 자연스러운 음색과 스트록을 들려준다. 잠시 감탄이 일었다. 그래서 헤드폰 전용 플레이어 혹은 DAC 출력을 위한 제품으로도 고려해볼만하다는 새로운 발견을 하게 되었다. 사브르 칩의 퍼포먼스는 여전히 출중하다는 걸 다시 한 번 느껴본 기회였다. 괜찮은 헤드폰의 사용자라면 시도해볼 것을 권하고 싶다. 


     

’씨아이테크’라는 회사


하이파이로즈의 모기업인 씨아이테크(C.I.Tech)는 상장사이자 주로 무인발권기와 같은 하드웨어와 스마트 주문처리 시스템 등을 운영하는 소프트웨어를 주력사업군으로 하는 소위 ‘아이티(IT)’ 기업인데 이런 스마트 케어 시스템과 이를 구현하는 하드웨어 등을 제조하는 과정에서 정보통신 인프라를 갖춘 토탈 정보기슬 시스템 전문회사로 자리를 굳혔다. 특히 이 과정에서 뛰어난 품질의 디스플레이 기술이 확보되자 RS301과 같은 제품에서 패널의 품질은 물론, 훌륭한 터치방식을 구현할 수 있었다고 생각된다. 


놀랍게도 이 회사의 원류는 1967년에 설립된 모직 전문 섬유회사였다. 수출을 주력으로 성장해서 2004년 이 사업을 중단하고 아이티 카테고리로 큰 축을 옮긴 게 현재의 씨아이테크로 진화하게 된 것으로 보인다. 히스토리 자체가 대한민국 산업의 추이랄까 카테고리의 흥망성쇠를 잘 보여주는 사례가 아닐까 생각되었다. 여하튼 중요한 사실은 현재의 씨아이테크는 오디오를 주요 사업군으로 편성하고 있는 상장기업이라는 점이다.


최근 필자는 중견기업이나 상장사가 문화 포트폴리오로 확장하는 경우를 심심치 않게 보고 있는데, 다른 이유라기 보다는 기업주가 음악애호가인 경우가 가장 주요해 보인다. 그런 제품을 직접 만들어 보고 싶은 여유와 의지가 있다면 이런 시도의 이유는 충분하다.



Conclusion

본 제품의 명칭을 ‘하이파이 미디어 플레이어’라고 했다. 이렇게 생긴 올인원 플레이어를 언젠가부터 통칭 ‘블루투스 스피커’라고 부르는 경우가 허다하다 보니, 현 시점에서 매우 적절하며 더도 덜도 표현할 방법이 없는 최적의 타이틀이라 생각된다.


RS301은 올인원 하이파이 제품으로서 집안 어디에나 어울리는 모습을 하고 있다. 그런 의지로 그리 크지 않게 만들었다. 레트로스타일을 표방하고 있지만 클래식한 쪽이 아니라 모던하고 개성도 분명한 편이다. 그 점이 사운드에도 내려와 있는 지, 보편성을 고려했을 지 모르는 대역 밸런스는 다음 버전에서 좀더 다변화했으면 싶은 생각은 시청을 하는 동안 좀더 분명해졌다. 특히 헤드폰출력으로 시청을 해본 이후에 그와 걸맞는 재생에 대한 욕심이 생겼다고 할까. 좀더 완성도 높은 사운드를 업데이트한다면 본 제품의 가치는 상당히 다양하게 부각될 수 있는 요인들이 많아 보인다.



연세대학교 독어독문학과를 졸업하고, 폴리그램, EMI, 소니뮤직, 유니버셜 뮤직에서 마케팅 매니저로 일했으며, 

<스테레오뮤직> 발행인 겸 편집장을 지냈다. 현재 연세대학교 미디어아트 연구소 객원연구원 및 강사이다.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