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OSE MAGAZINE

아는 만큼 들린다! 로즈와 함께하는 오디오 이야기

RS301실용음악교수 | 차호영 |

4 May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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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의 가치


개인적으로 선진국의 척도에 대한 나름의 판단 기준을 가지고 있는데 국민들이 문화를 얼마나 즐기고 있는지가 가장 큰 항목이다. 문화를 즐기는 면으로 보았을 때 한국은 선진국이라고 하기에는 부족한 점이 많다. 무언가를 즐긴다는 것은 삶의 여유가 있을 때 비로소 가능한 것인데 다수의 사람들이 결핍을 채우기 위해 여유없이 쫓기는 삶을 살고 있기 때문이다.

더구나 우리나라에서는 TV가 문화 생활의 전부인 경우가 많은데 다양한 예술 작품 감상이야 말로 문화 생활 중 최고라고 할 수 있고 그런 예술 작품을 감상하는 수준과 방법에 공을 들여 자신의 내면을 업그레이드 하는 것은 돈을 버는 일이나 외모를 꾸미는 일보다 더 가치 있다는 생각을 해본다. 어쩌면 진정한 결핍을 치유하는 것은 예술이 아닐까?

예술 작품을 감상하기 위해서 직접 전시회와 공연장으로 갈 수 있다면 더없이 좋겠지만 일상의 생활 속에서 늘 최고의 예술 장르인 음악과 함께할 수 있다면 그것도 또한 선진국적인 삶을 영위하는 것이라고 하겠다. 몰입해서 듣는 한 곡의 좋은 음악은 미지의 세계를 여행하는 것과 같은 치유의 능력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로즈 RS-301


오늘 리뷰하는 로즈 RS-301은 일상의 생활속에서 음악과 함께하는 삶을 누리기에 참 적절한 디바이스이다. 음악만이 아니라 동영상과 유튜브의 컨텐츠를 감상할 수도 있고 인터넷 라디오도 청취할 수 있는 다재 다능한 올인원 기기이다. 또한 머리맡에 두고 사용하기에도 적당하며 기능과 디자인도 빼어나서 팔방미인이라는 말이 잘 어울린다.


디자인 어워드 수상 경력


로즈 RS-301은 2017 PINUP Design Award 최고상, 2018 iF Design Award 본상, 2018 Reddot Design Award 선정작 등 굵직한 디자인 어워드를 통해 존재감을 드러내며 새롭게 출시되었다. 한국산 오디오 제품에서 유래를 찾기 힘든 등장이라고 할 수 있다.

iF 제품 디자인 어워드(iF Product Design Award)는 1953년 독일에서 개최된 하노버 산업 무역 박람회의 일환으로 독일 디자인의 우수성을 홍보하기 위해 열린 "Special Show for Well-Designed Industrial Goods" 전시가 계기가 되어 창립된 iF 산업 포럼 디자인(iF Industrie Forum Design)이란 단체가 1954년부터 제정한 디자인 어워드이고 레드닷 디자인 어워드(Red Dot Design Award) 역시 1955년 제정되어 수상작이 레드닷 디자인 뮤지엄에 전시되는 독일의 디자인 어워드로 둘 다 국제적 권위를 가지고 있다.



핀업 디자인 어워드(PIN UP DESIGN AWARDS)는 1997년 한국 산업 디자인상으로 창설되었고 2008년 핀업 디자인 어워드로 명칭이 변경된 후 올해로 22회를 맞는 국내 최고 권위의 디자인 어워드이며 수상작은 조달청 가산점을 받는 등 정부가 인정하고 있다.

이런 산업 디자인 관련 어워드의 수상 기준이 단지 시각적 디자인뿐이라고 생각한다면 큰 오산인데 산업 디자인 측면에서 디자인이 곧 기능이라는 명제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기능과 성능 역시 디자인을 평가하는 하나의 요소라는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그렇기에 디자인 어워드 수상은 디자인과 연계된 기능과 성능 면에서도 일정한 검증을 받았다는 의미이다.


iF Product Design Award의 로즈 RS-301

핀업 디자인 어워드의 로즈 RS-301





제작사 씨아이테크


로즈 RS-301의 제작사인 ㈜씨아이테크(004920)는 IT업계에서 확고히 입지를 가지고있는 기업이다. 1967년 설립되어 1989년에 상장된 씨아이테크는 무인 단말기, 자동화 기기를 뜻하는 키오스크(kiosk) 분야에서 국내 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는데 병원 처방전 수납기, 열람석 좌석관리 시스템, 티켓 발급기, 대학과 관공서의 무인 증명 발급기 등을 개발하고 있다.

누구나 한번 정도는 씨아이테크의 제품을 사용해 보았을 텐데 롯데리아, 버거킹, KFC의 무인 주문기나 CGV의 발권 시스템이 바로 이 업체의 제품이다. 이런 기술력을 바탕으로 네트워크 오디오 기기인 로즈 RS-301의 UI를 만드는 것은 바로 씨아이테크의 전문 분야라고 할 수 있고 RS-301의 디자인과 디스플레이가 범상치 않은 이유를 설명해 준다.



디자인과 단자


스파이크를 제외하고 93 x 360 x 110 mm (H x W x D)의 적당한 사이즈를 가진 로즈 RS-301의 외장은 알루미늄 플레이트 CNC 가공으로 만들어졌으며 전면은 중앙에 720 x 1280의 고해상도 5인치 TFT LCD 터치스크린 디스플레이가 있고 디스플레이 좌우로 음향 파동의 방사를 위해 알루미늄 면이 미세 천공 되어있다. 전면 왼쪽 위쪽으로 브랜드 로고인 로즈 마크가 작은 크기로 양각되어 있는데 헥사곤 안에 새겨진 로즈의 문양 역시 디자인적으로 뛰어나다.

버튼이나 놉은 본체 윗면에 있는 파워 버튼과 볼륨이 전부인데 위로 튀어나오지 않고 케이스와 동일한 라인을 가지고 있어 디자인 면에서 심플하고 고급스럽다. 윗면 중앙의 큼직한 볼륨은 100단계에 걸쳐 컨트롤 할 수 있고 단계마다 느껴지는 조작감도 부드러우며 조작시에는 디스플레이 창에 그래프와 숫자로 볼륨 값이 표시된다. 

파워 버튼은 윗면 오른쪽 앞쪽에 위치하며 살짝 누르면 켜지고 완전히 끄려면 3초간 누르고 있어야 한다. 켜진 상태에서 1초를 누르면 대기 모드가 되며 버튼의 흰색 LED가 점멸한다. 제품 윗면의 오른쪽 뒷면 쪽으로 “rose”란 브랜드명이 음각되어 있는데 크기와 필체에서 느껴지는 감각 역시 미적이며 제품을 돋보이게 한다.

뒷면에는 양쪽으로 패시브 덕트가 있고 외부 아날로그 입력과 헤드폰 출력, 마이크로 SD카드 소켓, PC 연결용 USB-B 단자, 하드 혹은 메모리 연결용 USB-A 단자, 이더넷 RJ-45 단자, 마이크로 USB(OTG) 단자 그리고 리셋 버튼과 전원 어댑터 연결 소켓이 있다.


▲ 로즈 RS-301 제품 뒷면


▲ 로즈 RS-301 제품 밑면


기능과 성능


로즈 RS-301이 네트워크 플레이어로서 지원하는 기능과 스펙은 현존하는 어떤 기기와 비교해도 손색이 없을 만큼 다양하고 고성능이며 타사 기기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기능들을 가지고 있는데 근본적인 차이점은 터치 스크린과 광고 없는 유튜브 등 동영상 재생이라고 할 수 있겠다. 기능이 꽤 많지만 매우 상세하게 설명된 한글 매뉴얼을 PDF파일로 지원하고 제품 본체에서도 튜토리얼을 확인할 수 있어서 사용상 어려운 점이 별로 없다.


상세 매뉴얼 다운로드 링크


로즈 RS-301은 쿼드코어 1.2GHz ARM 프로세서로 안드로이드 5.0 롤리팝을 기반으로 작동되기 때문에 기본적인 UI 등은 스마트 폰을 사용해 본 사람이라면 큰 어려움 없이 작동 시킬 수 있다. 제품의 전원을 넣으면 초기 화면이 뜨기까지 약 30초의 부팅 시간이 걸린다.



▲ 로즈 RS-301의 여러가지 기능


지원되는 비디오 코덱은 H.264, H.265, VC-1, MPEG 1,2,3,4 등이고 오디오 코덱은 MPEG 1 Layer 1/2/3, WMA, flac, ape, ogg DSD 64/128/256, PCM 32Bit/384kHz 등으로 현존하는 대부분의 코덱을 지원한다. 로즈 RS-301에는 여러 하이엔드 DAC에 사용된 ESS의 Sabre ES9018 DAC 칩이 사용되었다.

동영상과 유튜브 물론이고 DLNA, 파일 플레이어, 블루투스, 인터넷 라디오, 에어 플레이, 아이튠즈 원격 리모트, PC용 외장 사운드카드 등 상상할 수 있는 대부분의 기능이 지원되며 정격출력 40W에 20mm 실크 돔 트위터와 2.5인치 미드레인지 그리고 패시브 우퍼, 이렇게 3웨이로 구성된 스피커를 내장하고 있다.

전원을 켜고 부팅이 끝나면 그루버스, 시계 음악, 비디오, 라디오, 로즈튜브, 인터넷, 설정, 아이튠즈 리모트 등 9개의 메인 아이콘을 볼 수 있는데 디스플레이는 동시에 5개의 아이콘을 볼 수 있는 크기라 나머지는 스크롤을 하면 볼 수 있다.


▲ RS-301의 초기화면


스트리밍 서비스는 그루버스를 기본으로 지원하는데 그루버스는 고음질 플레이어인 아이리버의 자회사로 시작해 2013년부터 MQS(Mastering Quality Sound) 서비스를 시작했으며 최근 SK텔레콤이 자사의 스트리밍 서비스를 위해 그루버스 지분 100%를 매입하여 명실상부한 최고의 스트리밍 업체로 거듭날 전망이다. 로즈 RS-301은 그루버스의 고음질 MQS 서비스를 온전히 재생 할 수 있다. 참고로 MQS는 CD 음질(44.1KHz/16bit)을 뛰어넘는 고해상도 음원을 지칭하는 말로 타이달이 서비스하는 MQA(Master Quality Authenticated)와는 관련이 없다.

시계 모드에서는 알람을 설정할 수 있으며 알람의 벨 소리로 자체 벨 이나 USB 메모리의 음악 혹은 인터넷 라디오 중에 선택할 수 있다. 알람을 요일별로 선택하거나 반복할 수 있고 추가 알람도 선택하는 등 스마트 기기의 설정과 유사하다. 슬립 타이머는 음악 모드에서 설정 가능하다.

음악 모드에서는 SD카드나 USB 메모리에 들어있는 음원을 선택할 수 있으며 NAS 하드의 음원을 재생할 수 있다. 음악 모드를 편리하게 사용하기 위해서는 안드로이드 OS와 iOS용 전용 앱 ‘RoseWare’를 사용할 수 있다. 자체 앱에서 로즈 RS-301의 모든 기능을 컨트롤 할 수는 없었고 DLNA 혹은 USB, SD카드 등 파일 음악 재생에 대해서만 제어가 가능한데 향후 인터넷 라디오 등 더 다양한 기능의 제어를 기대해본다.


▲ 아이패드에서 전용 앱 RoseWare를 구동한 모습


비디오 아이콘을 누르면 네트워크 상이나 저장 장치의 비디오 파일을 재생할 수 있고 라디오 모드에서는 인터넷 라디오를 청취할 수 있다. 한국, 일본, 중국, 독일의 방송국이 세팅 되어 있었는데 프리셋 되어있는 한국의 9개 방송 중 일반 전파를 수신 받는 튜너에서 수신율이 좋지 않은 편인 KBS 1을 들어보니 선명하게 잘 들렸고 일반 튜너보다 음질면에서 못하다는 느낌은 들지 않았다. 오히려 전파 잡음 없이 들을 수 있어서 일반 튜너보다 좋았다.

초기 프리셋 되어있는 방송국이 많지는 않았지만 URL을 입력하는 방법으로 방송국을 추가할 수 있으며 하이파이 로즈 사이트의 다운로드를 통해 인터넷 방송국 접속 주소를 서비스하고 있다. 국내 인터넷 방송국 주소


▲ 로즈 RS-301의 인터넷 라디오


로즈튜브는 유튜브의 추천 컨텐츠를 감상할 수 있고 광고없이 재생할 수 있으며 채널구독과 즐겨찾기, 검색 등 기존의 유튜브 기능을 이용할 수 있다. 또한 안드로이드 기기에서 유튜브 재생 화면을 RS-301에 전송할 수 있다. 실제로 로즈튜브로 유튜브 컨텐츠를 재생하거나 안드로이드 폰에서 영상을 전송해보았더니 화질과 음질이 좋은 것은 당연하고 스마트폰을 이용해 시청하는 것보다 편리하고 볼만했다. 

설정에서는 이더넷, 와이파이, 블루투스, 디스플레이, 언어 등 여러 기능들을 설정 할 수 있으며 특히 게인과 베이스, 미드레인지, 트레블의 놉으로 음색을 설정할 수 있다. ‘음색’을 설정하는 것이 맞는 표현이지만 통상 음질로 표현되며 메뉴상에도 ‘음질’ 설정으로 되어있다. 음질 설정으로 들어가는 것이 설정 → 시스템 설정 → 음질 설정 → Custom 이렇게 4단계로 들어가야 하고 설정메뉴로 들어가려면DLNA 음악 재생이 끊기는 것은 수정이 필요할 것 같다. 다만 USB 메모리의 음색은 끊기지 않고 잘 재생 되었다. EQ 조정의 느낌은 마치 프로용 기기처럼 매우 섬세하게 컨트롤 할 수 있었다. 버그 하나는 눈금 하나 차이로 +0과 -0 이 공존한다는 것이다.


설정에서 음질을 설정할 수 있다.


PC와 로즈 RS-301을 USB로 연결하여 외장 사운드 카드로 사용하려면 비동기식 접속을 위해 PC에 드라이버를 인스톨 해야 하는데 역시 하이파이 로즈 사이트에서 다운을 받아야 한다. 링크를 클릭하면 자세한 설명서와 드라이버를 다운받을 수 있다. 여기



청음 및 사운드


로즈 RS-301은 전반적으로 섬세하고 평탄한 음질을 들려주었고 본체의 크기에 비해서는 기대 이상의 사운드를 들려주었다. 음질 설정에서 모든 설정을 0으로 맞춘 상태에서 Diana Krall의 When I Look in Your Eyes 앨범 중 Do It Again을 24bit 음원으로 들어보니 보컬과 피아노는 음반의 의도를 잘 표현해 주었고 무대의 크기를 표현해주는 잔향도 어느 정도 소리의 여운을 느낄 수 있을 만큼 표현해 주었다. 다만 더블 베이스의 사운드로 확인해 본 저음의 양감이 조금은 아쉬워 음질 설정에서 DBB를 Gain1, 저음을 +5dB로 보정해 주니 만족스러운 밸런스를 들려주었다. 

저음을 제일 크게 부스트 하면 17.5dB까지 올릴 수 있어 +5dB 정도면 심하게 만졌다고 볼 수는 없고 그 정도 보정해도 왜곡은 느껴지지 않았다. 아무래도 본체의 크기를 고려하면 수긍할 만 하며 특별히 보정을 안 해도 좋은 사운드를 재생해 주지만 본체의 크기가 크지 않기 때문에 듣는 위치나 높이에 따라 음색이 다르게 들리는 것은 당연한 현상이기에 이브(EVE) 같은 모니터 스피커는 높이에 따른 EQ 프리셋이 따로 있다. 따라서 사운드에 예민한 분들은 ‘음질 설정’을 통해 원하는 보정을 해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로즈 RS-301은 음색이 평탄하고 음질도 예민하고 섬세해서 3단계 EQ 조종으로도 원하는 음색을 만들 수 있는 기본기를 충분히 갖추고 있다. 주의해야 할 것은 초기 상태에 DBB가 Gain2, 베이스 +5dB, 중음 0dB, 고음 +2dB 디폴트로 설정되어 있는데 이 설정은 중음이 빠지는 느낌이라 차라리 전체 0dB가 더 자연스럽고 좋았다는 사실이다.

헤드폰 단자로 들어본 음색은 스피커로 들었을 때 보다도 더 모니터 적이고 섬세했다. 스피커는 체적의 한계가 있겠지만 헤드폰 재생은 제품 본연의 소리를 느낄 수 있는데 임피던스가 높은 헤드폰에서도 감상이 가능한 출력을 내 주었다. 임피던스가 일반적인 헤드폰에서는 EQ를 만지지 않고 분리도, 해상도, 음색 밸런스 등 모든 항목에서 좋은 소리를 재생해 주었다.



총 평


기술력을 가진 국내 중견 기업에서 만든 로즈 RS-301은 일상 생활속에서 음악의 향기를 느낄 수 있게 해주기에 부족함이 없는 제품이었고 동영상 재생과 광고 없는 유튜브 재생은 해외 제품에서도 찾아보기 힘든 특별한 장점이었다. 적당한 크기와 최상의 음질을 위한 노력이 엿보이며 국제 어워드에서 수상한 디자인 또한 빠지지 않았다. 어중간한 많은 제품들이 있지만 로즈 RS-301은 확실한 제품이라고 말할 수 있다. 전문 하이파이 제품의 출시까지도 기대할 수 있게 만드는 제품이기에 오디오계의 신생 브랜드 하이파이 로즈의 행보를 지켜 볼 수 밖에 없을 것 같다.

연세대 작곡과, 상명대학교 대학원 뮤직 크놀러지 사운드 엔지니어 전공 출신으로

가수 김현철등 가수들의 기타세션 연주는 물론 유니버셜뮤직의 프로듀서, 음향엔지니어로 활동하며 현재는 백석대 실용음악과 교수로 재직중이다.

음향 엔지니어와 뮤지션으로서 다양한 음악과 기기를 섭렵했으며 언제나 음악적 열정에 사로잡혀 음악인 오디오 파일로서의 즐거움을 만끽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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